티스토리 뷰
건강검진 결과지를 받아들고 '이상지질혈증 의심'이라는 문구 앞에서 멈칫했던 지인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그는 삼겹살도 끊고 튀김도 멀리했는데 왜 수치가 안 떨어지냐며 황당해했습니다.
저도 촬영 현장에서 믹스커피와 편의점 빵으로 끼니를 때우던 날들을 돌아보며,
고지혈증의 진짜 원인이 생각보다 훨씬 일상 깊숙이 숨어 있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액상과당과 포화지방 — 혈관을 망가뜨리는 두 가지 경로
고지혈증을 이야기할 때 많은 분들이 '지방만 줄이면 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저도 한동안 그렇게 믿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식단을 들여다보니 문제는 전혀 다른 곳에 있었습니다.
작업실에서 집중력을 끌어올리려고 마시던 달콤한 캔 음료, 피로하다는 핑계로 손에 쥐던 믹스커피 두 봉지.
이것들 속에 가득 든 액상과당(HFCS, High-Fructose Corn Syrup)이 문제였습니다.
여기서 액상과당이란 옥수수 전분에서 추출한 과당을 고농도로 농축한 감미료로,
음료·시럽·가공식품에 광범위하게 쓰이는 물질입니다.
액상과당은 포도당과 달리 소화 과정에서 인슐린 반응을 거의 일으키지 않은 채 간으로 직행합니다.
간에 쏟아진 과당은 에너지로 소모되지 못하고 빠르게 중성지방(Triglyceride)으로 전환되는데,
중성지방이란 혈액 속을 떠다니는 지방 입자로 수치가 높아질수록 동맥경화와 심혈관 질환 위험을 키웁니다.
미국심장협회(AHA)는 하루 첨가당 섭취량을 여성 25g, 남성 36g 이하로 제한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출처: American Heart Association).
편의점 캔 음료 하나에만 당류가 30~40g씩 들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저는 꽤 오랫동안 멍하니
성분표를 들여다봤습니다.
포화지방산(Saturated Fatty Acid) 역시 간과하기 어렵습니다.
포화지방산이란 탄소 사슬에 이중결합이 없는 지방산으로, 상온에서 고체 형태를 띠며 동물성 지방에 집중적으로
들어 있습니다.
마블링이 촘촘한 꽃등심이나 삼겹살의 하얀 비계가 바로 포화지방산 덩어리입니다.
포화지방산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간의 LDL 수용체 활성이 떨어집니다.
쉽게 말해, 간이 혈액 속 나쁜 콜레스테롤을 거둬들이는 능력이 낮아진다는 뜻입니다.
그 결과 혈중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지고, 특히 입자가 작고 촘촘한 sdLDL 형태가 증가해 혈관 내벽에
더 쉽게 달라붙어 동맥경화를 진행시킵니다.
베이컨·소시지·햄처럼 육류를 가공한 제품은 포화지방산에 각종 첨가물까지 결합돼 있어,
솔직히 이건 예상 밖으로 위험도가 높습니다.
- 액상과당(HFCS): 간에서 즉각 중성지방으로 전환 → 혈중 중성지방 수치 상승
- 포화지방산: 간의 LDL 수용체 기능 저하 → 혈중 나쁜 콜레스테롤(LDL) 상승
- 가공육: 포화지방 + 나트륨 + 첨가물 복합 작용으로 혈관 부담 가중
- 달콤한 음료 1캔: AHA 권장 일일 첨가당 한도를 단번에 초과하는 경우 다수
고지혈증은 지방만의 문제가 아니라, 액상과당이 유발하는 중성지방 급증과 포화지방산이 약화시키는 LDL 처리 능력,
두 경로가 동시에 혈관을 압박한다.
트랜스지방 — 수치만 나쁘게 만드는 게 아니라 혈관 내벽까지 헐뜯는다
제가 고지혈증 관련 자료를 뒤지다 가장 당혹스러웠던 부분은 트랜스지방(Trans Fat)의 작용 방식이었습니다.
트랜스지방이란 액체 상태의 불포화지방에 수소를 강제로 첨가해 고체화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지방산으로,
마가린·쇼트닝이 대표적인 공급원입니다.
우리가 즐겨 먹는 바삭한 길거리 튀김, 패스트푸드 감자튀김, 그리고 버터 크림이 가득 올라간 케이크 속에
이 트랜스지방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트랜스지방이 특히 무서운 이유는 LDL 콜레스테롤을 올리는 동시에,
우리 몸을 보호하는 HDL 콜레스테롤까지 끌어내린다는 점입니다.
HDL 콜레스테롤이란 혈관 벽에 쌓인 콜레스테롤을 간으로 역수송해 제거하는 역할을 하는 '착한 콜레스테롤'입니다.
쉽게 말해 혈관 청소부를 무력화시키면서 동시에 쓰레기는 더 쌓이게 만드는 이중 타격인 셈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트랜스지방 섭취를 총 열량의 1% 미만으로 제한할 것을 권고하고,
2023년까지 전 세계 식품 공급에서 공업용 트랜스지방을 퇴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출처: World Health Organization).
더 깊이 들여다보면, 트랜스지방은 단순히 수치를 나쁘게 만드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혈관 내피세포에 직접적인 염증 반응을 유발해 혈전(血栓), 즉 피떡이 형성될 위험을 높입니다.
혈전이란 혈관 내부에서 혈액이 굳어 덩어리진 상태로, 이것이 떨어져 나가 좁아진 혈관을 막으면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으로 이어집니다. 제 경험상 이런 정보를 처음 접했을 때, 빵 한 조각이나 과자 몇 개가
그 정도의 파급력을 가질 거라고는 솔직히 실감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매일 습관처럼 먹어온 간식들의 성분표를
하나씩 확인해보니, 부분경화유 또는 쇼트닝이라는 표기가 생각보다 훨씬 자주 눈에 띄었습니다.
한 가지 덧붙이고 싶은 것은, 특정 음식을 죄악시하며 극단적으로 배제하는 방식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입니다.
만성 스트레스는 코르티솔 분비를 촉진하고, 이는 혈중 중성지방과 혈당 수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트랜스지방을 완전히 끊으려는 노력은 옳지만, 그 과정에서 식사 자체를 두려워하게 된다면 본말이 전도되는 것입니다.
제 경우엔 '절대 금지' 대신 '성분표 확인 후 부분경화유가 없는 제품으로 교체'라는 방식이 훨씬 지속 가능하고
스트레스도 덜했습니다.
트랜스지방은 HDL을 낮추고 LDL을 올리는 이중 타격에 혈관 염증까지 유발하지만,
공포심보다 성분표 확인 습관으로 접근하는 편이 현실적으로 효과적이다.
자주 묻는 질문
Q. 고지혈증인데 삼겹살을 아예 먹으면 안 되나요?
A. 완전 금지보다는 빈도와 양의 조절이 핵심입니다.
삼겹살의 마블링 부위에는 포화지방산이 집중돼 있어 혈중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끌어올리는 것은 사실입니다.
다만 살코기 위주로 선택하고, 주 1회 이내로 줄이는 방식이 지속 가능한 관리에 훨씬 현실적입니다.
특정 음식 하나를 완전히 배제하려다 전체 식단 균형이 무너지는 경우가 더 흔합니다.
Q. 중성지방 수치가 높은 것도 고지혈증인가요?
A. 네, 맞습니다. 고지혈증은 LDL 콜레스테롤만 높은 상태가 아니라, 중성지방(Triglyceride)이
기준치(150mg/dL) 이상으로 높거나 HDL 콜레스테롤이 낮은 상태를 포괄하는 개념입니다.
최근 의학계에서는 이를 더 정확하게 이상지질혈증(Dyslipidemia)이라고 부릅니다.
액상과당 섭취가 많을수록 중성지방 수치가 직접적으로 높아지므로, 음료와 가공식품 속 당류 관리가 우선입니다.
Q. 마가린 대신 버터를 쓰면 트랜스지방을 피할 수 있나요?
A. 공업용 트랜스지방 측면에서는 버터가 낫지만, 버터에는 포화지방산이 다량 함유돼 있어
LDL 콜레스테롤 관리 측면에서 완전한 대안은 아닙니다.
올리브오일이나 아보카도오일처럼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식물성 오일로 대체하는 것이 혈관 건강에 더 유리합니다.
성분표에서 '부분경화유' 또는 '쇼트닝' 표기를 확인하는 습관이 트랜스지방 회피의 가장 실용적인 방법입니다.
Q. 식단 관리만으로 콜레스테롤 수치를 정상으로 되돌릴 수 있나요?
A. 경도의 이상지질혈증이라면 식단 조정과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만으로도 수치를 유의미하게 낮출 수 있습니다.
단, 유전적 요인이 강한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Familial Hypercholesterolemia)이나 이미 수치가
상당히 높은 경우라면 식단만으로 한계가 있어 의사와 상담 후 약물 치료 병행을 검토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식단은 치료의 시작이지 전부가 아닙니다.
결론
정리하면, 고지혈증 관리의 진짜 시작점은 '기름진 고기를 끊는 것'이 아니라 액상과당이 넘치는
음료와 트랜스지방이 숨어 있는 가공식품을 먼저 들여다보는 데 있습니다.
저도 직접 냉장고와 서랍 속 간식들의 성분표를 하나씩 확인해봤더니,
알게 모르게 쌓인 부분경화유와 액상과당의 양이 꽤 상당했습니다.
그 뒤로 믹스커피를 아메리카노로, 캔 음료를 탄산수로 바꾸는 것부터 시작했고,
이것만으로도 피로감이 줄어드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특정 음식을 절대 금지 목록에 올려두고 지내는 방식은 심리적 스트레스를 키워 오히려 코르티솔 분비를 높이고
혈중 수치에 악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제 경험상 지속 가능한 건강 관리는 극단적 배제가 아니라,
성분표를 확인하는 습관, 총 열량의 균형, 그리고 꾸준한 신체 활동이 세 축을 함께 붙잡을 때 비로소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참고: American Heart Association — Added Sugars / WHO — Trans Fat Q&A /
위클리헬시, 고지혈증 환자 식단 가이드 / 의료 정보 플랫폼 마시씀, 의사가 꼽은 고지혈에 최악인 음식 및 대사 기전 /
나만의닥터 건강라보, 고지혈증에 좋은 음식과 피해야 할 음식 총정리 /
닥터나우 의학 FAQ, 고지혈증에 나쁜 영양 성분별 식품 분류
- Total
- Today
- Yesterday
- HBM
- 급성 신손상
- 아침공복꿀
- 금융보안
- 식단관리
- 나트륨
- 장건강
- 에너지전환
- 반도체
- ai해킹
- 탄소중립
- 기후위기
- 삼척스노클링
- 삼성전자
- 혈관건강
- 유산균
- 4-7-8 호흡법
- 재생에너지
- 항산화
- ETF투자
- 대사증후군
- 보이스피싱
- 사이버보안
- CBAM
- 커피 신장 건강
- 근로장려금
- 만성 신장병 예방
- 크루즈컨트롤위험
- 장수분기점사고
- 인슐린저항성
|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 1 | 2 | 3 | 4 | 5 | 6 | 7 |
| 8 | 9 | 10 | 11 | 12 | 13 | 14 |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 29 | 3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