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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교육부가 2028 대입 개편안을 발표했을 때,

저는 처음에 "또 비슷한 수준의 손질이겠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들여다볼수록 이번 변화는 단순한 조정이 아니었습니다.

국어·수학·탐구 영역의 선택과목을 전면 폐지하고,

내신을 9등급에서 5등급으로 바꾸는 것은 입시 판 자체를 다시 짜는 수준입니다.

이 변화가 현장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제가 교육 현장을 지켜보며 느낀 것들을 바탕으로 짚어보겠습니다.

 

통합형 수능, 공정해졌을까 아니면 달라진 것뿐일까

제가 직접 입시 준비생들을 옆에서 지켜봤을 때, 선택과목 체제의 가장 큰 문제는 따로 있었습니다.

바로 표준점수(standard score) 유불리 문제였습니다.

여기서 표준점수란, 원점수를 응시 집단의 평균과 표준편차를 기준으로 변환한 점수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어떤 과목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같은 원점수라도 최종 점수가 달라지는 구조였습니다.

이 구조 아래에서 학생들은 자신의 진로나 흥미가 아닌, 표준점수가 높게 나오는 과목으로 몰리는 현상이 반복됐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른 문제였습니다.

단순히 점수 전략의 문제가 아니라, 학생 스스로의 학습 방향성 자체가 왜곡되는 것이었으니까요.

콘텐츠를 기획할 때도 틀에 맞추기보다 자기 시각이 있어야 결과물이 살아나는데,

입시에서도 똑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2028 개편안은 이 문제를 정면으로 겨냥했습니다.

국어·수학·탐구 영역의 선택과목을 전면 폐지하고, 모든 수험생이 동일한 시험을 치르는

통합형 수능(integrated CSAT) 체제로 전환합니다.

탐구 영역에서는 문·이과 구분 없이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을 모두 필수 응시하게 됩니다.

수학 역시 '대수, 미적분Ⅰ, 확률과 통계'를 공통 범위로 확정했고, 심화수학에 해당하는 미적분Ⅱ와 기하는

출제 범위에서 제외됐습니다(출처: 교육부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 확정안 보도자료).

통합형으로 전환한 취지는 명확합니다.

과목 선택에 따른 점수 유불리를 없애고, 문·이과라는 인위적 장벽을 허문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 방향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다만 심화수학이 빠지면서 이공계를 목표로 하는 학생들이 대학 입학 후 수학적 기초에서 갭이 생길 가능성이 있습니다.

제도의 취지와 실제 학문적 준비 사이의 간극, 이 부분은 대학들이 어떻게 보완 교육을 설계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

  • 선택과목 폐지 → 표준점수 유불리 구조 해소, 과목 쏠림 현상 완화
  • 탐구 영역 필수화 → '통합사회' + '통합과학' 모든 수험생 동일 응시
  • 수학 공통 범위 확정 → 대수·미적분Ⅰ·확률과 통계 (심화수학 제외)
  • 문·이과 통합 → 융합형 사고력 중심의 출제 기조로 전환
요약: 통합형 수능은 선택과목 유불리를 없애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심화수학 제외로 인한 이공계 학습 공백은 별도 보완이 필요한 과제로 남습니다.

 

내신 5등급제와 정성평가, 숫자가 줄었다고 부담도 줄까

내신 5등급제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제 첫 반응은 "드디어 숨통이 좀 트이겠다"였습니다.

기존 9등급 상대평가 체제에서는 단 한 문제 실수로 등급이 뚝 떨어지는 일이 비일비재했으니까요.

그런데 내용을 더 들여다보니, 이게 단순한 완화가 아니라는 걸 바로 알아챘습니다.

새 체제의 등급 구간을 보면, 1등급은 상위 10%, 2등급은 24%, 3등급은 32%, 4등급은 24%, 5등급은 10%입니다.

기존에 1등급을 받으려면 상위 4% 안에 들어야 했는데, 이제 10%로 늘어난 것입니다.

여기서 상대평가(relative evaluation)란, 학생의 성취를 집단 내 순위에 따라 등급을 부여하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반면 이번 개편안에서는 절대평가(absolute evaluation),

즉 사전에 설정한 성취 기준을 달성했는지를 A~E 성취도로 병기하게 됩니다.

두 기준이 동시에 학생부에 기재되는 구조입니다(출처: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입정보포털 어디가).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정량 변별력이 낮아지면, 상위권 대학 입장에서는 학생을 구분할 새로운 기준이 필요해집니다.

그게 바로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서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세특), 즉 수업 중 보여준 탐구 과정과 사고의 깊이를 기록한

항목이고, 심층 면접을 포함한 정성평가(qualitative assessment) 요소들입니다.

여기서 정성평가란 점수나 수치가 아닌, 학생의 역량·태도·사고 과정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평가 방식을 말합니다.

결국 학생들이 준비해야 할 항목의 수가 오히려 늘어나는 아이러니가 발생합니다.

수능 대비는 기본이고, 논·서술형 내신 수행평가 준비, 세특을 채울 탐구 활동,

거기에 면접 스피치 훈련까지 동시에 챙겨야 합니다.

공정성을 높이겠다는 제도가 또 다른 형태의 사교육 시장을 만들어내지 않도록, 세부 전형 설계에서의 세밀한 보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 부분이 개편안에서 제가 가장 우려하는 지점입니다.

 

요약: 내신 1등급 폭이 4%에서 10%로 넓어지면서 정량 변별력이 약해진 만큼, 세특·면접 등 정성평가의 비중이 커져
학생 부담이 다른 방향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2028 수능에서 심화수학(미적분Ⅱ·기하)은 완전히 사라지나요?

A. 네, 수능 출제 범위에서는 제외됩니다. 공통 수학 범위는 대수, 미적분Ⅰ, 확률과 통계로 확정됐습니다.

다만 이공계 지망생이라면 대학 입학 후 수학 기초 격차가 생길 수 있어,

학교 수업이나 자체 학습을 통해 보완해두는 것이 현실적으로 필요할 수 있습니다.

 

Q. 내신 5등급제로 바뀌면 상위권 대학 입시에서 내신 반영 방식도 달라지나요?

A. 1등급 폭이 기존 4%에서 10%로 늘어나면서, 상위권 대학들은 내신 정량 점수만으로는 지원자를 변별하기 어려워집니다.

이에 따라 학종 서류 심사와 심층 면접 같은 정성평가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전형을 재설계하는 대학들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정시에서도 수능 100% 반영 대신 교과 이수 충실도를 결합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Q. 통합사회·통합과학 필수 응시는 문과 학생에게 불리한 것 아닌가요?

A. 이 우려는 충분히 이해됩니다. 다만 통합형 수능의 설계 의도 자체가 문·이과 구분을 없애고 모두가

동일한 출발선에서 시험을 보게 하는 것입니다.

출제 수준이 특정 계열에 유리하도록 편중되지 않도록 조정하는 것이 교육부와 출제 기관의 과제이며,

이 부분은 실제 시행 후 결과를 지켜봐야 정확히 판단할 수 있습니다.

 

Q. 세특(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이 중요해졌다는데,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요?

A. 세특은 수업 중 학생이 보여준 탐구 과정과 사고의 깊이를 담임·교과 교사가 기록하는 항목입니다.

준비의 핵심은 시험 점수보다 수업에서 스스로 질문을 만들고 탐구한 경험을 꾸준히 쌓는 것입니다.

논·서술형 평가 비중도 늘어나는 만큼, 자신의 생각을 글과 말로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연습이

장기적으로 가장 효과적인 전략입니다.

 

결론

2028 대입 개편안은 분명 방향은 맞습니다. 선택과목 유불리를 없애고, 문·이과 장벽을 허물고,

단순 암기보다 종합적 사고력을 요구하는 쪽으로 가겠다는 취지는 제가 현장에서 느꼈던 문제의식과 일치합니다.

그 점에서 저는 이번 개편을 일단 긍정적으로 바라봅니다.

다만 제도가 바뀐다고 현장의 부담이 자동으로 줄지는 않습니다.

정량 변별력이 약해진 자리를 정성평가가 채우게 되면, 학생들은 더 많은 것을 준비해야 하는 구조가 될 수 있습니다.

세부 전형 설계에서 그 부담이 합리적으로 배분되는지를 꼼꼼히 지켜보고, 변화하는 평가 방식에 맞춰

논리적 표현력과 탐구 역량을 차근차근 쌓아가는 것이 지금 시점에서 가장 현실적인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참고: 교육부: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 확정안 보도자료 /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대입정보포털 어디가